『아주아주아주, 아주 먼 옛날 옛적에, 혼자 외롭게 사는 가난한 노인이 있었어요. 찢어지게 가난했죠. 하루는 그가 온몸을 뒤지고 주머니를 다 뒤지며 돈이 있나 봤죠. 마침내 주머니에서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찾아냈어요』 『그리곤 이렇게 중얼거렸죠. 「10원 밖에 없는데 뭘 하면 좋을까?」 그렇게 한동안 생각한 뒤 시장에 가서 장터에 나와 있는 온갖 물건을 구경했어요』
자, 이야기를 듣고 싶나요? 어때요? 아주 간단한 거예요. (아, 네) (네, 스승님.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질문이나 내게 다른 할 말이 없다면요. (없습니다) 네, 좋아요. 여왕의 서거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해서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려고 해요. 그럼 다른 이들도 들으면서 슬픔을 좀 덜 수 있겠죠. (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 이야기도 유대교 설화집에 있는 건데 제목은 『콩을 잃어버린 외로운 노인』이에요. (네, 스승님) 무슨 콩인지 알게 될 거예요. 잘 들리죠? (네, 스승님) (잘 들립니다, 네)
『아주아주아주, 아주 먼 옛날 옛적에, 혼자 외롭게 사는 가난한 노인이 있었어요. 찢어지게 가난했죠. 하루는 그가 온몸을 뒤지고 주머니를 다 뒤지며 돈이 있나 봤죠. 마침내 주머니에서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찾아냈어요』 (아) 10원이요. 당시 10원은 지금으로 치면 1000원이 넘을 거예요. 네, 아마도요.
『그리곤 이렇게 중얼거렸죠. 「10원 밖에 없는데 뭘 하면 좋을까?」 그렇게 한동안 생각한 뒤 시장에 가서 장터에 나와 있는 온갖 물건을 구경했어요. 10원 밖에 없었지만요. 뭘 살 수 있을까? 과연 쓸 만한 걸 살 수는 있을까? 노인은 고민하며 돌아다녔는데 그러다가 입이 좀 심심해서 땅콩사탕 한 개를 샀어요』 (네)
사탕 한 개요, 네. 『그런 다음 땅콩사탕을 깨물어 먹으면서 길을 계속 갔어요. 그러다가 우물이 나왔어요. 당시 그의 손에는 땅콩사탕 하나만 있었죠. 그는 그것을 입에 넣으려고 했는데 땅콩이 떨어졌어요』 (아) (아, 저런요) 어디로 떨어졌는지 알죠. 우물 안으로 떨어졌죠. (아) (오, 맙소사)
『무지무지 가난했던 그 노인은 기겁을 했어요. 그는 우물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소릴 질렀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내 땅콩. 내 땅콩이 떨어졌어」 그는 크게 상심했죠』
『그때 갑자기 우물의 물이 소용돌이를 치면서 별난 소리를 냈어요. (와) 그런 후 작은 악마가 머리를 쏙 내밀었죠. 소용돌이치는 물에서요. 소용돌이 가운데서 악마가 머리를 불쑥 내밀더니 말했죠. 「이봐, 노인 양반, 미쳤소? 왜 그렇게 시끄럽게 구는 거요? 도무지 참을 수가 없네」』
『그래서 노인이 말했죠. 「내 땅콩을 찾아야 돼」 그러자 작은 악마는 우물 바닥으로 내려가서 노인에게 그 땅콩을 찾아주려고 했어요. 애를 쓰며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죠. (아) 그래서 다시 머리를 내밀고 노인에게 말했죠. 「없어요, 없어」 그러자 노인이 말했죠. 「뭐라고? 없다고? 땅콩 하나가 분명히 거기로 떨어졌는데 어떻게 없을 수 있지?」』
『그러자 작은 악마가 말했죠.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그러니 소리 그만 질러요. 그럼 내가 더 좋은 것을 줄게요」 (아) 그래서 노인이 물었죠. 「뭘 주겠다는 거지?」 그러자 작은 악마가 말했죠. 「주전자를 줄게요」』 찻주전자 같은 거요. (네, 스승님)
『「마법을 부리는 찻주전자를 줄게요. (와) 그러니 배가 고플 땐 찻주전자한테 원하는 걸 달라고 하세요. 땅콩도 산더미만큼 주고 다른 먹을 것도 줄 거예요. (와, 좋네요) 게다가 무엇이든 아무리 많이 원해도 찻주전자에서 원하는 만큼 나올 거예요」』
『그러자 노인이 말했죠. 「거짓말하는 거 아냐? 날 속이려는 거지?」 작은 악마는 말했죠. 「아니, 아니, 아니에요. 그럼 이 우물로 찾아오면 되잖아요? 거짓말이면 이 우물로 찾아오면 되잖아요」』 악마가 있는 곳을 뜻하죠. (네, 스승님) 『「자, 찻주전자를 받아요. 내가 속인 거라 생각되면 언제든 여기로 찾아오면 되잖아요?」』
『노인은 그 말을 듣고 찻주전자를 받아 집에 왔죠. 집에 도착한 뒤 노인은 문을 닫고 바로 주문을 했어요. 이렇게요. 「찻주전자야, 지금 배고프구나」 그러자 찻주전자에서 바로 엄청 많은 콩이 쏟아져 나왔어요. (와) 잃어버린 콩은 한 알인데요. 콩이 사방으로 넘쳐났죠』
『노인은 다시 말했죠. 「이제 콩은 됐고 먹을 걸 많이 다오. 채소도 잔뜩 주고 포도나 과일, 캐슈넛 등도 주려무나」 (아) 그러자 바로 찻주전자에선 노인이 원한 게 다 나왔어요. 따끈따끈한 채로요. (와)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노인이 먹고 또 먹었는데도 남았어요. 이제, 속도 따뜻해지고 몸도 좋아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집을 나와 이웃집에 가서 얘기를 나눴어요』 (아, 네)
노인은 이웃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물론 음식에 대한 거죠! 『이웃들이 말했어요. 「전 이런저런 맛난 음식을 먹었습니다」 다른 이웃은 이랬고요. 「저도 이런저런 진미를 먹었어요」 다른 이웃은 또 이랬어요. 「다들 모르시겠지만 전 그저께 구운 파이를 먹었어요. 정말 특별한 파이였죠.」』
아주 특별하고 진기한 재료가 든 파이였죠. (네) 우리가 만드는 비건 민스파이 같은 거요. (네, 스승님) 『그러자 다른 이웃은 말했어요. 「난 말이에요. 어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를 먹었어요」』
『그런 말을 다 듣고 난 뒤 그 외로운 노인은 이렇게 말했어요. 「아, 당신들이 지금 말한 건 땅콩 하나 정도밖에는 안 되는 겁니다. 내가 좀 전에 먹은 진기한 음식들에 어찌 비하겠소?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집에 가서 그걸 다 가져오리다. 그럼 당신들도 내가 아니면 먹어보지도 못할 온갖 귀한 음식들을 먹어볼 수 있을 거요. (아) 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그런 음식은 절대 맛도 못 볼 거요」』 (아)
『그런 다음 그 노인은 곧바로 집으로 가서 찻주전자를 문지르며 이렇게 말했어요. 「찻주전자야, 다섯 명이 푸짐하게 먹을 만큼 세상 최고의 진미를 내놓거라」 그러자 당연히 찻주전자에서 바로 온갖 진미가 나왔어요. 누구도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요리였고 보는 순간 바로 먹고 싶어 할 요리였죠』
『그래서 노인은 그 음식을 가지고 이웃집에 갔어요. 얼핏 보기만 했는데도 모두가 반색을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죠. 그러곤 물었죠. 「어르신, 어디서 이런 진미가 생겼습니까?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요?」』
『그 외로운 노인은 말했죠. 「소중한 이웃 여러분, 진정들 하시오. 이제부터 원하는 건 뭐든 먹게 될 거요. 내가 갖다 주리다. 하지만 어디서 났는지는 물어보면 안 되오. 비밀이니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