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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하이얌: 우주의 시, 루바이야트 - 영적 빈티지, 2부 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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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오마르 하이얌의 매력적이며 사색을 부르는 시를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에서 계속 읽겠습니다. 하이얌의 시가 갖는 이중적 의미를 아는 것이 중요하며 그는 내면과 외면을 연결하도록 독자를 이끌지요.

그는 세속의 상징적 표현으로 영혼의 더 미묘한 개념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이 시집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된 비유는 『포도주』이며 이것은 연인에 대한 명상 중에 영혼이 순수한 지복인 신성한 『도취』의 상태임을 표현합니다.

오마르 하이얌: 루바이야트

번역: 에드워드 피츠제럴드

남몰래 속삭이며 대답하는 술잔이여/그대 또한 한때는 살아서 마셨으리/고분고분 입맞춤을 받아주는 입술이여! /얼마나 많은 입맞춤 주고 또한 받았는가! 어느 날 어스름, 장터에서 나는 보았네/도공이 이겨대는 진흙 덩어리/이지러진 주검의 혀/그 속에서 속삭였네. 『가만히, 형제여, 가만히 두드려 주오』

튤립꽃 아침마다 감로주 마시려고/땅에서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보듯/그대들 경건히 하늘을 쳐다보네/하늘은 빈 잔처럼 그대를 뒤집으리/인간이나 하나님이 이 마음 괴롭힐까/내일의 걱정일랑 바람에 날려 보내세/술 따르는 여인의 가냘픈 몸매/그녀의 머릿단에 두 손 묻고 살으리

그대의 포도주며 그대의 입맞춤이/만물의 종말인 허무로 끝이 나도/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는 그대여/내일의 그대 또한 다름없으리/죽음의 술잔 든 저승의 천사/강가에 앉아 있는 하이얌 찾아와/그대의 영혼에 잔을 권하면/사양 말고 들이키오, 그 한잔 술을

그대와 내가 함께 장막을 지나가도/이 세상은 오래오래 살아남으리/바닷물에 밀리는 조약돌 인생/머물다 간다 한들 아는 체할 세상인가? /반짝했다 사라지는 허무한 인생인데/벗이여, 삶의 비결 찾느라 일생을 보낼 건가/허위와 진실은 종이 한 장 차이인데/말해 보오, 무엇에 의지하여 일생을 사나?

창조물의 핏줄 속에 수은처럼 흐르면서/인간 고통 외면하는 은밀하신 하나님/만물 속에 그 모습 드러내면서/온 세상이 변화해도 그분은 남네/딱딱한 대지를 굽어봄이나/열리지 않는 하늘 문을 헛되이 바라봄도/오늘 그대 이승에서 살아 있는 동안이니/내일이면 그대마저 있지 않으리.

이런 노력 저런 노력 시간을 낭비 말라/부질없는 추구야 허망하기 짝이 없다/쓴맛 나는 열매 먹고 슬픔 참느니/잘 익은 포도주로 즐거워하라/벗이여, 푸짐한 술상을 차려 놓고/새 장가 들던 나를 기억하는가/불모의 이성일랑 침실에서 몰아내고/포도 넝쿨 따님을 아내로 맞이했지

생사의 갈림이야 수학으로 풀어보고/인간의 영고성쇠 논리로써 따지거니/헤아려 보고자 한 모든 것 중에서도/깊은 이치 터득한 건 술의 묘미뿐이로다/흐르는 세월을 헤아릴 수 있음도/내 수학적 계산의 덕분이라 하지만/별것 아닐세. 태어나지 않은 내일과/사라진 어제를 달력에서 찾았을 뿐

엊그제 저녁 무렵 주막 앞을 지나는데/문틈으로 비치는 천사의 모습/어깨에 무슨 그릇 매고 있거늘/권해서 맛을 보니 포도주였네/포도의 절대 논리/그 앞에선 그 많은 세상 교파 무안당하네/포도주는 최고의 연금술사/잠깐 사이 납덩이 인생을 황금으로 바꾸누나

현자에게 논쟁을 넘기고/나와 함께 우주의 말다툼은 그냥 내버려 두세/왁자지껄한 긴 의자의 구석에서/그대의 많은 부분을 이루는 그 놀이를 하세/이 몸이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 때/죄 많은 몸 지옥 갈까 두렵다 해서/하늘나라 술 기약에 눈이 멀어서/이승의 삶의 묘약 저버릴 텐가

어둠의 문 거쳐 간 이 무수히 많았지만/갔던 길 되돌아와 겪었던 일 고하는 이 한 사람도 없다 하니/어찌 아니 이상한가/그 길을 알려거든 우리 몸소 가야 하리/경건한 자, 유식한 자, 우리 앞에 나타나서/이러쿵저러쿵 닥쳐올 일 밝히지만/믿지 못할세라, 그건 모두 잠꼬대/예언을 마친 그들 잠자리로 다시 드네.

저승이 어떠한지 지레짐작해 보려고/볼 수 없는 세계 속에 내 영혼을 보냈더니/이윽고 돌아온 영혼, 이렇게 답을 했네/『나 자신이 천국이요, 지옥일러라』/천국이 별것인가, 욕망 충족의 환영이요/지옥이 별것인가, 어둠 속에 던져진 불붙은 영혼의 그림자일 뿐/우리 모두 그 어둠에서 나와/다시 거기로 돌아갈 몸.

사방팔방 기껏해야 환등 속의 허깨비들/삶의 극을 연출하는 하나님께서/한밤중에 빛을 내는 태양등 켜면/줄을 지어 극을 하는 허깨비들/낮과 밤이 엇갈리는 장기판 위에/하나님이 놀며 두는 힘없는 말들/이리저리 옮기면서 장군 멍군 찾다가/하나씩 죽어서는 골방으로 들어가네.

운명을 기록하는 신의 손가락/쉴 새 없이 움직이며 기록을 하네 기도나 잔꾀로야 한 줄이나 지을 텐가/눈물로 호소한들 한 마디나 씻을 텐가/하늘이라 부르는 뒤집힌 그릇/그 아래 갇혀서 살다 죽는 인생인데/손을 들어 하늘에 구원을 찾지 말라/어차피 하늘인들 아무 힘이 없는 것을.

오늘의 광기야 어제 이미 마련된 것/내일의 침묵, 영광, 절망도 정해졌으니/마셔라, 어디서 왔나, 영문 모를 인생/마셔라, 이유 없이 정처 없이 떠도는 인생/아 사랑이여, 그대와 내가 운명과 힘을 합해/변변찮은 우주 체계 움켜쥘 수 있다면야/그 체계를 온통 산산조각 부숴서/이 마음에 꼭 들도록 다시 고쳐 만들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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